초고령사회, 노인돌봄서비스에 언택트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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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노인돌봄서비스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시설에 입소해 돌봄을 받는 시설급여 등급의 어르신, 장기요양요원의 가정 방문으로 보살핌을 받는 재가급여 등급의 어르신 등 대면으로 이뤄졌던 노인돌봄서비스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비대면 방식은 존재했지만, 스마트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에게는 대면 접촉이 훨씬 편리하게 느껴졌는데요. 베이비부머세대(1955~1963년생)가 고령화에 접어드는 2026년, 대한민국은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됩니다. 이에 대비해 정부와 기업은 단순 안부 확인부터 가사 지원, 안전 및 건강관리 등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노인돌봄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노인돌봄서비스에 불고 있는 언택트 기술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존재한 어르신을 위한 언택트
언택트 기술은 코로나19 이전부터 이삼십대 젊은층에게는 익숙한 문화였습니다. 키오스크로 메뉴를 주문하고, 배달 앱으로 음식을 시키고, AI에게 날씨를 묻거나 전화를 거는 등 어렸을 적부터 디지털기기를 만지며 성장한 젊은 세대들은 언택트 기술이 대면 접촉보다 훨씬 편리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노년층은 다릅니다. 노년층은 젊은 층들이 모바일로 쉽게 이용하는 은행 업무와 대중교통 서비스가 현실 생활에서 큰 장벽처럼 느껴지는 ‘디지털 소외층’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노년층에게 언택트 기술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 변화는 단체 생활이 이뤄지는 요양 시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체감염의 위험으로 가족 방문 면회가 금지되자 요양 시설이 재빠르게 구축한 것이 바로 영상통화 시스템입니다. KT는 전국 요양원에 최대 8명까지 그룹 영상통화를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나를(narle)을 지원 중이고, 대전 유성구는 노인복지시설에 줌(ZOOM)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족과 영상통화를 하는 ‘요양원 안심 면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언택트 기술은 노년층에 보급되고 있었습니다. LH 서울지역본부는 작년 9월 SK텔레콤, 사회적기업 행복한에코폰과 손을 잡고 ‘스마트 노인복지 시범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스마트 노인복지 시범사업은 주거복지 인프라와 ICT 기술을 결합한 서비스를 영구임대단지의 독거노인 가구에 설치해 24시간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케어하는 언택트 기술입니다. 어르신들은 SK텔레콤의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NUGU)’ 등 스마트 돌봄 장비로 음악, 날씨, 뉴스 등의 정보를 받거나 음성인식 조명 제어 서비스, 투약 알람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응급상황에 처한 독거노인 가구의 어르신들이 인공지능 스피커의 도움으로 긴급 이송되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는 뉴스를 접하곤 하는데요, 24시간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의 대면 돌봄 서비스를 언택트 기술이 똑똑하게 해내고 있어 미래에는 어르신들의 말벗이 가능한 수준으로까지 발전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건강 관리 스마트 앱부터 웨어러블 로봇까지
정기적인 의료 검진이 필요한 노년층에게 언택트 기술은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보건소나 의료기관의 치료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을 위해 가정에서도 자가관리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었습니다.
동작구는 ‘동작구치매안심센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환자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에는 운동 영상을 활용한 스트레칭 체조, 인지기능 두뇌 운동, 1일 활동내용 체크리스트, 복용하는 약을 이미지로 보여주는 투약 알람 등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또 서울 노원구, 마포구, 송파구 등 24개 보건소에서는 비대면 건강 상담서비스를 시범 실시 중입니다. 면접 조사를 거친 65세 이상 시범 대상자를 선정해 혈압계, 혈당계, 스마트밴드(활동량 계), 체중계, AI 스피커 등을 제공하고, 어르신이 측정한 건강 정보를 보건소 담당자가 확인해 전화와 모바일 앱으로 건강 상담을 진행 중입니다.
만약 로봇이 보건소 담당자가 하는 업무 그 이상을 해낸다면 어떠할까요? 작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서 삼성전자가 선보인 언택트 기술입니다. ‘삼성봇’은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해 주는 로봇으로, 협압, 심박, 수면상태 등을 측정해 보호자에게 정기적으로 건강 상태를 보고하고, 긴급상황 시에는 신고까지 합니다. CES 2019에서는 웨어러블 로봇도 등장했는데요, LG는 하체 근력 지원용 로봇인 ‘LG 클로이 수트봇’을 공개했습니다. 허리 근력을 지원하는 이 로봇은 사용자가 일정 각도 이상으로 허리를 굽히면 이를 감지해 로봇이 준비 상태에 들어가고, 사용자가 허리를 펴면 허리에 가해지는 힘을 보조하는 식으로 작동합니다. 하체의 힘이 약한 어르신의 부상을 예방하고, 일상생활을 도울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가족이나 간병인 없이 혼자서도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면 어르신의 노후 생활 만족도가 높아지겠지요.
요양 센터의 안정적인 업무의 비결은?
언택트 기술은 노인돌봄서비스에 종사하는 사업자분들에게도 유용합니다. 효성에프엠에스의 요양 CMS는 수납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는데요, 보호자가 내야 하는 본인부담금, 추가납입금 등의 고지를 보호자와 대면할 필요 없이 자동이체로 관리하는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사업자가 보호자에게 종이 청구서를 보내는 등 개별 연락하지 않아도 되고, 미납 금액에 대한 수납도 요양CMS가 알아서 재출금합니다. 또 보호자 계좌에서 이용료 자동 출금 후에는 알아서 방문요양·주간보호·식재료비 통장 등 각 관리 계좌로 나누어 주기 때문에 수납 관리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줄여줍니다. 언택트 기술이 노인돌봄서비스 본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지요.
지난 6월, 정부는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라 디지털 뉴딜 사업의 주요 과제인 비대면 산업 육성 분야에 ‘건강취약계층을 위한 디지털 돌봄 시스템 구축’을 포함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오는 2022년까지 47억 원을 투입해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총 12만 명에게 AI 스피커를 전달, 돌봄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한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 “아버님 댁에 보일러 놓아 드려야겠어요” 를 “아버님 댁에 AI 스피커 놓아 드려야겠어요” 라고 바꿔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초고령사회를 준비하는 지금, 언택트 기술은 숙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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